2010년부터 지금까지 인터넷업계 최대 화두는 ‘모바일’이다. 많은 이들은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자 여기서 많은 사업기회가 열릴 것을 전망했다.
 
하지만 웬걸.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예상보다 못해 일각에서는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안달이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조차 투자실패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결국 모바일이란 ‘빛 좋은 개살구’였던 것일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새로운 경제가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왜냐면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사물 인터넷은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세상 모든 것들이 인터넷과 연결됐다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PC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면 앞으로는 TV, 세탁기, 시계, 안경, 냉장고, 자동차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집밖에서도 세탁기를 돌릴 수 있고, 안경에 주변 건물정보가 뜬다. 내게 가장 최적화된 운동코스가 러닝머신에 제시되고, 시계로 물건을 결제할 수 있는 세상. 바로 사물 인터넷 세상이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뭘 의미할까. 우선 현재 모바일 열풍보다 수십배, 수백배 더 큰 바람이 분다. 인텔은 2020년에는 40억명의 인구가 310억개의 디바이스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번째는 산업간 경계와 구분이 무의미해진다. 인터넷에 모든 제품이 연결된다는 것, 이는 IT가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사물 인터넷은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거대한 시장과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것에 대한 책이 <포스트 스마트폰 : 경계의 붕괴>다. 저자는 포털 다음(035720)에 근무하는 김지현 전략이사. 업계에서는 모바일 전문가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1부에서는 현상과 배경, 2부에서는 사업기회, 3부에서는 대응전략을 소개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빅데이터, LBS, 디지털 콘텐츠 등 다양한 IT업계 소재를 함께 다뤄 구성력이 약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사물 인터넷에만 집중했으면 더 좋지 않았나 싶다.
 
아울러 정작 독자들이 궁금해 하고, 참조할 만한 3부 내용이 적다. 특히 플랫폼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최근 인터넷업계 이슈가 플랫폼보다는 그 하위 관계체인 미들웨어, 컴플리멘터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다소 현장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책의 시의적절성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으며, 폭넓은 자료와 깊은 통찰력이 눈에 띈다. 아울러 가능한 예를 통해 쉽게 설명하려고 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
 
분명 사물 인터넷은 모든 산업을 관통할 빅트렌드다. 따라서 IT업계 종사자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일독한다면 뜻 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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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식 2013.05.05 11:48

 

 

개똥녀, 루저녀, 패륜녀, 지하철녀, 가장 최근의 택시막말녀까지 인터넷을 통한 린치 사례는 섬뜩하고 끔찍하다. 가장 잘 알려진 개똥녀 사건부터 살펴보자.

 

한 20대 여성이 지하철 바닥에 애완견이 설사를 했는데도 이를 치우지 않고 내리자 목격자 한명이 당시 사진과 함께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데서 일은 시작된다.

 

누리꾼들은 ‘예의도, 양심도 없다’는 비난과 함께 그 여성을 집중 공격했고, 더 나아가 신상털이까지 자행했다.

 

결국 사진의 주인공은 더 이상의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평판에 관한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는데 이는 주인공의 도덕적인 잘못을 훨씬 상회하는 결과였다.

 

불과 20년 전에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그저 짧은 순간 목격자 몇명에게 가벼운 지탄받고 아무 일이 없던 것처럼 끝났을 일이다.

 

하지만 이미 생활의 일부분이 돼버린 ‘인터넷’이라는 신기술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너무나도 쉽게 일상을 기록하고, 너무나도 빠르게 정보를 확산시킨다는 특성은 ‘양날의 검’처럼 효용만큼 부작용을 양산한 것이다.

 

저자는 이와 비슷한 수많은 사례를 열거하며, 인터넷에서 개인의 평판이 어떻게 관리되는지 보여준다. 더 나아가 온라인에서 마녀사냥과 신상털이가 왜 자행되며,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명쾌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실명제 등 인터넷공간에 대한 법의 개입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한번 문제 본질에 대해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게 아마도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쳇말로 ‘그래서 뭐, 어쩌라고(So what)?’라는 비판에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다소 아쉬움을 남는다.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며 독자에게 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초반부와는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해지며 결국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맥 빠진 결론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돌풍을 일으키며 인터넷에서의 평판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 시점에서 봤을 때 더욱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역자이자 SNS컨설팅업체인 ‘누리터커뮤니케이션’의 이승훈 대표는 화룡정점을 이렇게 찍는다.

 

“이제는 모든 개인이 온라인 미디어를 소유하고 이용하는 시대다.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전국민적인 이해가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이제는 국영수만이 아닌 인터넷에 대한 교육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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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식 2012.08.0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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